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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낭만과 번영 깊숙히 묻혀있다 이따금 떠오른다 아주 오래된 과거의 날 번화하는 느낌.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 물건과 행동, 감정까지 모든게 호황이었던 그 때 낭만은 번영에서 피어서, 가난할때 도움이 되는 저축같은 것 나는 늘 합리적이지 않은 것을 선호해왔다 더보기
make you feel my love 만나야 하는 사람은 결국 만난다는 사실을 나는 오래전부터 신념처럼 믿어왔었어. 이어질 사람은 어떻게든 이어져. 우리가 처음 교외로 떠난 여행이 산사였던 걸 기억하니? 너는 그날 순수한 모습으로 차례대로 믿음과 소원을 빌었고 나는 그때 네가 맑은 사람이란 걸 알았지. 착한 아이. 한없이 맑고 티가 없는 사람이야 넌. 홀린 듯이 그때 나는 모든 것을 잊었어. 나는 주로 부정적이고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거든. 덕분에 나는 별 고민 없이 지내는 사람이 되어있네. 쉴 곳을 찾아가 쉬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고. 단순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네가 가르쳐줬어. 여름에 내게 토마토를 주고, 사과를 건네더니 이윽고 우리는 겨울의 귤을 나눠 가지는 사이가 되었다. 붉은 바다 앞에서 난 넋을 놓고 행복하기만 했.. 더보기
디카페인 나에게 분노의 감정은 자체로서 무의미했기에 마지막으로 너를 마주한 날. 네 집을 나서고 나의 집으로 향하는 순간 이미 사라져있었다. 너에게 내가 화를 내거나 원망할 일이 전무하기는 했지. 감정의 옅어짐과 너를 향한 슬픔 또는 미련도 그러해서 나는 이따금 너를 잊고도 잘 지내왔다. 하지만 이윽고 나는 관성에 끌려 돌아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철학자 김진영의 . 같은 저자의 라는 책을 언젠간 너에게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넌 내게 후에 책장에 꽂아두라고 말했었다. 다시 돌아와 엔 너와 헤어지고 나서의 이야기가 적혀있어. 반복되는 푸가처럼. 너와의 이별이 계속 돌아온다. 철학자란 미련을 더 쓰는 사람인지. 나는 철학과 논술에 응시한 적이 있었다. 다 쓰지 못했어. 만약 그때 완성하여 내가 철학과에 들어갔다고.. 더보기
겨울을 지나고 있다 마음이 시린 사람들은 늘 웅크리기 좋은 겨울에 머문다. 장작이 다 타고 재가 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은 온기를 갖고 산다. 내주고 다 태우니 그나마 후련하다 여긴다. 붉은 불 아래서 슬펐지만 재가되니 행복했다. 그래서 분위기 있는 겨울. 겨울은 언제나 그랬다. 여기에 서서 흩어지기 바로 전을 가만히 본다. 언제적 일일까 가늠이 되지 않지만 익숙한 풍경이다.. 더보기
끝으로. 마지막으로. 시작으로. 여간했던 믿음과 바람은 글자로만 남기고 혹은 사진으로 입이 막히고 말하지 못하는새 나는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스쳐간 손과 균 사라져버린 체취, 남은 이름들 깊고 더 세밀하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아이는 눈이 참 예뻤고 가을에 어머니는 한없이 울었고 소원해져버린 형제와 내 곁을 함께한 목소리들. 이렇다할 소란 속에.. 더보기
쥔 것을 잃으니 가려진 것이 보이고 매년 바꾸기도 하지만 고장나는 것까지 합치면 한 아이폰을 주욱 쓴게 반년이 안넘는것 같다. 악력이 약해서인가 자주 떨어트려서 수리비도 많이 나갔다. 당황스러운 일도 여러번 겪다보면 유연하게 해야할 일을 차례대로 해치운다. 휴일 아침 일찍 다녀오고 새로운 아이폰이 오기까지 잠깐의 시간을 번다. 번다라고 표현해두자. 요즘 다소 우울했던차, 잠깐 휴대폰을 놓는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도 일단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은 해둬야해서, PC 카카오톡을 켠다. 이 맥북도 5년이 다 된 것같은데 아직 켜지니 안심이다. 처음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산 맥북 에어. 그때는 이렇게 비싼 물건을 산다는게 친구 사이에서 나름 화젯거리였다. 찍었던 사진들을 주로 맥북에 넣고 블로그에도 업로드 했었다. 그리고 나는 오사카에 다.. 더보기
미니멀라이프 가지고 있는 것의 정리.나와 얽혀있는 끈을 정돈하는 과정. 사실 진심으로 좋아서 갖고있기 보단,버리기 아쉬워 드는 생각의 정도가 컸기에 품고 살아왔었다.물건에 마저 나쁜 마음을 먹고 살아왔었구나. 물건과 장면에 씌어진 수많은 추억따위가 있었기에 행복했지만그 추억이 나를 갉아먹고 걸을 수도 없게 만들기 시작할때 알아챘다.나 스스로 불행을 모으고 있었구나. 라고. 이제 털어버리기로 했다. 관계의 미니멀리즘, 고민의 미니멀리즘.마지막은 내 자신, 나 자체일지도 몰라. 더보기
세탁洗濯 다음 날의 일기예보가 맑음을 가리키면, 모아둔 빨래감의 종류를 나눠둔다. 동지冬至가 지나지 않아 그때까지 밤이 제법씩 길어져가고 있기에,게다가 우리집의 빨래 건조하는 장소는 새벽부터 볕이 드는 동쪽이기에,새벽녘에 머지않아 최대한 물에 잘 녹는 좋은 향의 몇가지 세제를 배합해 버튼을 누른다. 세 번의 헹굼과 탈수가 차례대로 진행되는 한 시간 남짓 쪽잠을 자거나 맑은 커피를 마신다.그리고 비로소 깨끗한 향이 입혀진 빨래감을 꺼낼 수 있다. 깨끗해진다는 느낌이 좋고, 물의 온도와 배합한 세제의 비율이 잘 맞는때면 살균한 듯한 냄새도 느껴진다. 빛이 잘 지는 곳에 구김이 가지 않게 잘 펴서 널기 시작하고, 최대한 접촉면이 없게 걸어둔다.사이에 바람이 잘 통할 수 있게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섬유탈취제나 향수로 좋.. 더보기
무제 그렇지 뭐. 나는 항상 똑같아. 여전히 어둡고 답답하고 이기적인데다가요즘엔 늙어가고 있기까지 해. 아무것도 없었던 듯 모든걸 대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 다음, 그리고 결국 어떻게 흘러갈지 알아버린채로지금 움직이는 손짓부터 두려움이 베어있으니,무엇인들 제대로 알 길이 있겠나. 너무 많은걸 알고 있는 것도, 때로는 아니 거의 모두가 두려운 것이더라구. 인간으로서 흔한 감정이 내게 느껴지지 않은지 오래이고하루 이틀을 적어대는 기록도 이제는 강박적인 습관 뿐. 더 이상 미련이나 악의따윈 없는데 말야. 내리쬐는 빛과 산뜻한 풀내음이 다시 새롭게 느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지루한 밤에. 더보기
디디고 짚어 일어난 땅이 흩어진다 정이 묻어있는 의자와 나무며, 이 공간이 온통 사라진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물론 모든 것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치는 않았었다만, 모르는 사이 이토록 가까이 와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하긴 사람간에도 만나면 헤어지는 자연스러운 맺음이 있는데, 이런 장소 하나 영원하기를 바랐는가. 내 시간의 토막이 땅에 묻혀있는 이 자리의 마지막. 불평거리 하나 없이 모든 것이 좋아보이니 아 정말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할 때인가보다. 아쉽고도 아쉽다. 사람은 사람으로 덮어 잊으면 된다지만,가지고 있는 내 안의 터 중 하나가 사라지니이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으리. 3년 전 그 때의 음악이 흐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