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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겨울을 지나고 있다

 

마음이 시린 사람들은 늘 웅크리기 좋은 겨울에 머문다. 장작이 다 타고 재가 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은 온기를 갖고 산다. 내주고 다 태우니 그나마 후련하다 여긴다. 붉은 불 아래서 슬펐지만 재가되니 행복했다. 그래서 분위기 있는 겨울. 겨울은 언제나 그랬다.

여기에 서서 흩어지기 바로 전을 가만히 본다. 언제적 일일까 가늠이 되지 않지만 익숙한 풍경이다. 아득한 광경이 앞에서 일어나고 저 사람들이 가짜의 것으로 느껴지는 순간 나는 말을 잃었다. 재가 되어 소복이 놓이듯 유난히 지나간 기억은 타고나면 장면으로 남는다. 과거에 개입해서는 안된다.

차가운 이별을 앞에둔 마주하는 사랑으로. 어둡지만 곳곳에서 빛이나는 아늑한 시간과 그렇다할 무리들.

겨울을 지나고있다.

겨울 한복판에서 겨울을 본다. 내내 아꼈던 낭만을 하나씩 소진하는 계절. 이제 첫눈이랄것도 지나갔고 기대 하나가 또 접어진다. 손이 시려워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겪었지만 매번 생소한 것들이 함께 지나가고있다.

다시 입을 열어보일 날이 온다고 믿는다. 선미가 그랬듯이, 내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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