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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8월 1일 메인 기사에 어제 했던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에 대한 단막 기사가 있었다. 가만히 내리 세 곡을 틀어두고 빈 귀에 노래를 들렸다. 부드러운 음성으로 왜 저리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지. 보통 풍요로울 수록 슬픈 노래를 찾는다지만, 나는 아니다. 어제 밤 중, 늙은 내 엄마는 10년이 훌쩍 넘은 사진 한 장을 들이밀며 당신은 그 사진이 참 좋다 말했다. 나와 내 형제, 엄마가 나란히 금빛 갈대 앞에서 서있는 순간이었는데, 그랬지. 그 때는 그랬었지. 시간은 빠르고 무심하게 지나버리고 너무나 매정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때의 자락이나마 잡고싶어 사진을 주욱 간직하고 있는 내 엄마도 가엽고, 그 사진을 보며 늙은 내 엄마와 지나간 세월에 슬퍼한 내 자신도 가여웠다. 더보기
회상의 일 회상의 일. 지나가버린 일에 대한 추억 또는 후회.영영 계속될 수 없는 감정을 끄집어내비슷하게 흉내 내보려해도 그마저 흉내일 뿐.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는 신념은 빛을 바래고,서랍안에 넣어둔 지난 계절의 시간을 꺼내고 펼쳐보고. 그렇게 이따금 항상 멍하니 다시 곱씹게 되는 일. 잊어야 할일은 잊어요. _Photo by traveler JH in Tokyo 더보기
방어적 인간 2. 방어적 인간 살다 보면 미묘하게 부닥치는 사람이 있다. 웃고 인사하고 잘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부턴가 대하는 게 뭔가 트릿하고 낌새 이상하고 그런 거. 그래서 찝찝한 거. 그럴 때면 난 우선은 나의 오해는 아닌지 의심해 본 뒤, 이상한 낌새가 확실하다 싶으면 내가 먼저 원인 제공을 한 건 없는지, 이런 내 불편함이 타당한 것인지 따져본다. 제삼자에게 물어보기까지 하면서. 이 모든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절차들은 문제의 원인을 어떻게든 내 쪽에서 찾으려는 노력인데, 그 이유는 이렇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나로선 도저히 이 상황의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쓸 수밖에 없는 최후의 방법-나한테 왜 그러는지 그 이유를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는 껄끄러움-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물었다가 자긴 아무렇지 않은데 왜.. 더보기
160109 - 그들이 나를 궁금해 할리 없다. - 평소 진하다 느꼈던 향수가 오늘따라 은은하다. - 우울은 나를 버티게하는 지지 더보기
믿는 것을 믿도록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었지올 한 해도 수고했어 더보기
서늘한 바람에 눈이 시렵다어느덧 계절이 바뀌고 가을이구나 가을은 서러운 계절이다오래 지나버린 추억이 다시금 생각나고 이미 헤어진 좋은 사람의 냄새가 아리는 계절 세차게 불어친 바람에 가슴이 사무쳤다그 때의 모든 순간들이 내 뺨맡에 와 부딪혔다코 끝이 찡하게 사무치는구나 어느새 이 바람이 매서워지겠지 마냥 그립고 그리워만 할 수 없는 것들이창문에 부딪히고 옷깃을 움직이고머리 위를 휘젓다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리는 구나 잡을 수가 없구나. 팔로 닿지 않는 모든 것들을 더보기
나는 때때로 외롭다 들리는 언어가 다른 곳에서 지내는게 녹록치 않다.옆 사람의 이야기가 더 이상 흥미진진치 않아 좋기야 하지만, 사람들이 숨쉬며 함께 지내는 게 비슷하듯눈 빛이나 몸짓에서 느껴지는 살뜰함에 반해서 함께 하고플 때가 더러 있다. 어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신타로. 가고시마 출신의 그는 내내 상냥한 편이었다.그도 이 곳이 타지인지라 나의 긴장감을 알아챘을까 어쩐지 나는 때때로 외롭다. 더보기
갑작스러운 무던히 핑계 거리를 찾기 시작한다모두가 자세한 이유를 찾지만, 뱉을 수 있는 단어가 없다 "네가 없어서 슬퍼" 손을 펼치고 시야의 초점을 뒤 쪽에 맞춘다 움직여야 하는구나. 더보기
순행順行 누워서야 하늘을 볼 수 있다앉아서 두리번 거릴 수 있고,걸으며 저 멀리를 짐작한다 어쩐지 밤 하늘에 고개를 젖혔다 차가운 겨울 하늘이 유난히 어둡다별과 달이 꽤 듬성드뭇 적지 않게 밝았다 사실은 안간힘 쓸 때보다자연스레 진행되는 일들이 있다순행順行 애써 하려들지 말자모질게 대하지 말자 더보기
간단한 삶 뭔가를 많이 들고 다니는 사람이다양손에 뭐든 쥐고있고 메고있는 가방도 무겁다 언제나 간단한 삶을 살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내뱉는 말처럼 그게 쉬운 일이 아닌터라서. 쉽고 편리한 삶을 살기 위해이것을 할 수 있는 것, 저것을 할 수 있는 것을제각각 방식대로 따로 들고 다니다보니늘 양손과 어깨가 무겁다. 남미로 떠나는 친구를 보면서 너는 참 대단하다땅의 느낌을 바람의 냄새를 맡으러 가는구나나같이 치레에 물든 사람은 꿈도 못꾸겠다. 라며스스로 반성했었다. 약간 불편하지만 그 나름대로흐릿하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대로다른이가 느끼는 느낌보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 예전의 생각들을 곱씹으며 그렇게 살아야지다시 한번 생각했다. 의미 없이 침대맡에 놓여진 예쁜 물병부터 치워야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