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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내가 4살때 아버지가 자전거 뒤에 묘목을 싣고와
함께 땅을 발로 비비며 단단히 세워둔 나무야
내가 이리로 저리로 다니며 자세히 볼 수 없어도
나와 함께 천천히 나이를 지내가는 친구.
다른 사람에게 잠깐 낯선 손길이 탈지라도
무럭 자라버린 키에 고개를 한 없이 올려보아야 해도
언제나 같은 곳에서 나를 지켜줄거야
목련을 부탁해
향이 좋은 커피를 파는 집 목련을 부탁해
어쩐지 친근하지만 때로는 낯선 느낌의 제목에
저런 숨은 일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이 곳의 두 분은 저 옆의 코피루악에서도 꽤 오래 뵈었던 분이다
뭐 나야 가끔이나 가서 시간만 보내면서 어지럽히고 오지만
어쩐지 그 공간 안에서 두분의 섬세한 손길 안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
어느 카페보다 차분한 분위기가 드는 그런 장소
더치 커피도 직접 내리셔서 판매하시고,
가끔 저녁 즈음 가니까 반절정도 내려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실 저 워터 드립이 모아지는 가장 아래의 저 동그란 유리가 깨끗한 집이 거의 없었다
굉장히 깨끗해서 사진을..
시골 큰 집 마루를 닮은 듯 한 복도
소품 하나 하나가 엄청난 의미의 것들이다
오래된 물건은 지나간 시간과 추억을 담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에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나와 A가 처음 방문할 때 드렸던 화분도 저렇게 잘 어울리고 있다
나에게는 화분을 부탁해가 될지도
벽 쪽 창가에 앉아 창문을 열면 저렇게 따뜻한 반대편이 보인다
혼자서 시간을 씹을때 좋은 내 자리 발견
그런데 수지도 저 자리를 자기의 자리라고 했다
센치할 때 또 가는걸로.
전북 전주시 전주객사3길 4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