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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나에게 분노의 감정은 자체로서 무의미했기에 마지막으로 너를 마주한 날. 네 집을 나서고 나의 집으로 향하는 순간 이미 사라져있었다. 너에게 내가 화를 내거나 원망할 일이 전무하기는 했지. 감정의 옅어짐과 너를 향한 슬픔 또는 미련도 그러해서 나는 이따금 너를 잊고도 잘 지내왔다. 하지만 이윽고 나는 관성에 끌려 돌아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철학자 김진영의 . 같은 저자의 라는 책을 언젠간 너에게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넌 내게 후에 책장에 꽂아두라고 말했었다. 다시 돌아와 엔 너와 헤어지고 나서의 이야기가 적혀있어. 반복되는 푸가처럼. 너와의 이별이 계속 돌아온다. 철학자란 미련을 더 쓰는 사람인지. 나는 철학과 논술에 응시한 적이 있었다. 다 쓰지 못했어. 만약 그때 완성하여 내가 철학과에 들어갔다고.. 더보기
겨울을 지나고 있다 마음이 시린 사람들은 늘 웅크리기 좋은 겨울에 머문다. 장작이 다 타고 재가 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은 온기를 갖고 산다. 내주고 다 태우니 그나마 후련하다 여긴다. 붉은 불 아래서 슬펐지만 재가되니 행복했다. 그래서 분위기 있는 겨울. 겨울은 언제나 그랬다. 여기에 서서 흩어지기 바로 전을 가만히 본다. 언제적 일일까 가늠이 되지 않지만 익숙한 풍경이다.. 더보기
끝으로. 마지막으로. 시작으로. 여간했던 믿음과 바람은 글자로만 남기고 혹은 사진으로 입이 막히고 말하지 못하는새 나는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스쳐간 손과 균 사라져버린 체취, 남은 이름들 깊고 더 세밀하게.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아이는 눈이 참 예뻤고 가을에 어머니는 한없이 울었고 소원해져버린 형제와 내 곁을 함께한 목소리들. 이렇다할 소란 속에.. 더보기